지난 1998년부터 군이 진행한 지뢰제거작전의 목록입니다. 양구군 지역은 딱 한 차례 있었습니다. 해안면이 아닌 동면에서 저수지 사업을 위해 한차례 지뢰 제거작업을 했고, 그나마 지뢰를 한 발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나옵니다. 정작 피해자가 많이 나온 해안면 펀치볼에서는 지뢰제거작전을 시행한 적이 없습니다. 펀치볼이 법적으로 민간인 통제구역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민통선 이북에서는 지자체가 공공사업을 위해 요청할 때만 지뢰 제거가 가능해, 인명 피해가 크다는 이유만으로는 지뢰를 제거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관리지침이 그렇게 되어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공사업은 도로 사업이나 상수도 사업, 기타 개발사업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펀치볼은 민통선 지역 중에서도 예외적으로 대부분 지역이 검문 없이 출입할 수 있습니다. 둘레길과 자전거 도로가 생기면서 펀치볼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려는 관광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농사를 돕는 외국인 근로자도 있습니다. 올해 지뢰 사고를 당한 2명도 해안면 주민이 아닌 외지인들이었죠. 군의 논리는 앞으로도 관광객과 해안면 사람들을 지뢰 위험에 노출하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공사업 계획이 없으면 지뢰제거 사업을 할 수 없다는 합참의 관리지침도 국민의 안전을 개발사업의 뒷전에 놓으면서 인명을 경시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군은 지역 축제나 안보관광 차원의 유동인구 증가와 관계없이 민통선 이북의 미확인 지뢰지대는 군사작전 목적상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먹구구식 지뢰 제거

70명 투입하고 성과 ‘0

군의 지뢰제거작전 사업의 문제점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양구군 지뢰제거작전과 같이 공병 수십 명이 지뢰 제거에 나서고도 지뢰를 한 발도 못 찾은 경우가 5차례 있었고, 10발 이하로 찾은 사례도 수두룩합니다. 지뢰가 가장 많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부터 골라 효과적으로 제거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위치 선정을 잘못해서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고 있는 경우도 많은 겁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 팀은 이번 펀치볼 지뢰 위험지대에 대한 현장 취재와 주민 탐문조사를 통해 지뢰 사고 위험이 높아 보이는 지역들을 먼저 선정했습니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이 해당 지역에서 실제로 탐지 작업을 벌였을 때 한 지역에서는 지뢰를 4발, 다른 지역에서는 6발 발견했습니다. 발견에는 각각 20분~3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주민 청취와 현장 조사, 과거 사고 기록과 지형 등을 종합하는 이른바 일반 조사 과정과 지뢰 전문가가 기술 조사를 하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군 지뢰제거작전을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  I  취재기자 : 함형건 김수진   I   리서처 : 권오은  I   디자이너 : 나예진 유영준  I   촬영기자 : 이상엽

도움을 주신 분들  I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  I  지뢰문제 활동가 정인철  I  사단법인 평화나눔회

                                   국방부 지뢰피해자지원단  I  서정호씨 등 해안면 주민들

문의   I    hkhahm@ytn.co.kr

                       국방부 지뢰피해자지원단서정호씨 등 해안면 주민들

도움을 주신 분들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지뢰문제 활동가 정인철사단법인 평화나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