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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강원도의 민통선 부근 접경지대는 주거지역과 포장도로, 농경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이 지뢰 매설 의심 구역으로 간주됩니다. 군의 지뢰 매설도가 있더라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위치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예 지뢰 매설도가 없는 지역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매설 방식도 변칙적으로 설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YTN 데이터 저널리즘팀은 지뢰 피해 지도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지뢰 사고가 발생하는 장소 일부에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근거해 민간인들이 지뢰를 만나기 쉬운 장소의 5가지 유형을 분류해 봤습니다.

접경지 인삼밭 주변 수풀,

대표적인 지뢰 위험구역

 지뢰 표지가 없더라도 농경지나 묘지와 수풀·산악지대가 만나는 경계 구역은 주의에 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대의 인삼밭이나 고랭지 채소밭 주변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파주와 양구의 인삼밭 부근에서 지뢰가 발견되는 경우를 여러 차례 볼 수 있었습니다. 지뢰는 주거지역과 경작지를 제외한 산악지대에 99%가 매설되어 있는데요. 과거에는 숲이었던 곳이 지속해서 인삼밭이나 채소밭으로 개간되고 있습니다. 펀치볼을 둘러싼 야산 자락이 점점 밭으로 잠식되어 가는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야산 자락을 농경지로 일구는 개간 과정에서 수많은 지뢰를 발견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농경지와 숲의 경계 지점은 채 지뢰가 제거되지 않은 위험 구역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대인 지뢰는 처음엔 뇌관만 땅 밖으로 불쑥 튀어나오도록 설치하지만, 흙과 낙엽이나 수풀에 덮여 뇌관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오래 산 주민들은 농경지 주변이라도 어디부터는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는 심리적인 저지선을 머리속에 갖고 있습니다. 반면에 외지인은 사정이 다르므로 종종 사고로 이어집니다. 지난 5월 22일 양구군 해안면에서, 또 사흘 뒤인 5월 25일 파주에서 지뢰 사고를 당한 민간인 2명은 외지인으로, 모두 밭에서 수풀로 세 발자국 정도 들어갔다가 화를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주변에 이렇다 할 지뢰 표지는 없었습니다.

YTN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해안면을 방문했을 때도, 김기호 지뢰제거연구소장이 지뢰를 발견한 지점은 펀치볼 서편 물골의 무밭에서 15m 들어간 숲 속과 서편 야산의 묘지에서 숲으로 50~60m 진입한 지점이었습니다. 사고가 여러 번 난 숲이지만, 지뢰 지대임을 알리는 제대로 된 표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접경지대 등산로

주변도 조심해야

지뢰 매설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전시에 적군 기계화 부대 등의 이동을 저지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전차 지뢰와 대인 지뢰를 함께 묻게 되는데요. 산길이나 도로 주변의 숲에 집중적으로 매설하게 됩니다. 도로가 파괴된 뒤에도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접경지대의 등산로에 차단 철조망이 없더라도, 멋모르고 몇 발자국 정도 숲으로 들어갔다가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접경지대에서는 길이 아니면 절대 들어서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설사 길이 나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으로 미확인 지뢰 지대에서 나물을 캐기 위해 주민이 다니던 위험한 길일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철조망, 목책 흔적 주변

지뢰 존재 가능성 ↑

땅에 쓰러져 있는 윤형 철조망이나 목책(나무 말뚝을 박아 만든 울타리), 철항 (끝이 고리처럼 구부러진 철근) 등을 산에서 만나면, 주변에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과거에 남방한계선이 지나던 곳이나, 방어진지가 구축되어 있던 곳에서 이런 흔적을 목격하게 됩니다.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설치된 접경지대 미확인지뢰지대의 지뢰는 적의 침투 징후를 발견하고 침투하는 간첩을 살상할 목적으로 매설하였습니다. 현재 DMZ 남방한계선에는 현재와 같은 철책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목책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미확인지뢰지대에서는 지뢰를 매설할 때 시간을 단축하고,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시 주와 경시 줄을 설치하고, 작업한 자취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설치한 지뢰 구역 차단 철조망이 오래되어 삭아 없어지거나, 고철업자가 철조망을 일부 걷어가서 일부만 남아있기도 합니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미군은 남방 한계선 근처에서 미군은 고엽제를 살포했습니다. 고엽제로 시계를 확보한 뒤에 지뢰를 묻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지뢰가 매설된 일부 구역 근처에는 풀과 나무가 말라 죽은 흔적이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지뢰 발견 지역에 고엽제 성분이 지금도 남아 있는지는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지뢰는 움직인다!

접경지대 하천도 위험지대

지뢰는 움직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뢰는 설치된 한 곳에만 머무르는 대신, 산사태에 따라 경사면을 타고 이동하기도 합니다. 큰 비에 물에 섞여 흘러가거나, 하천을 따라 움직이기도 합니다. 민간인 지뢰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M14 대인 지뢰는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물에 동동 뜰 만큼 가볍습니다.

지뢰구역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도, 냇가나 강가 혹은 해안에서 지뢰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북한 목함지뢰가 남한으로 유실되어 피해를 입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난 4월에 해안면에서 발생한 카자흐스탄 근로자도 지뢰구역 밑 냇가에서 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었습니다. 수십 년 멀쩡히 다니던 논두렁에서 갑자기 지뢰 사고가 났다던가, 같은 장소라도 수천 번은 밟아봐야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같은 유실 지뢰의 위험 때문입니다.

 

'지뢰무덤'

 군 당국도 모르는 곳곳

앞서 설명한 대로 접경지대의 농지를 개간하면서 발견한 수많은 지뢰가 어디로 가는지도 문제입니다. 일부 농민들은 군부대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개간 과정에서 발견한 지뢰를 신고하지 않고, 한데 모아 인근 야산 등에 대량으로 묻기도 합니다. 이른바 지뢰 무덤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불법 개간이 많이 이뤄진 농경지나 농장 부근 가운데, 접근하기 쉬운 야트막한 야산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취재진은 파주 해마루촌 부근과 파주의 한 농장 지대, 그리고 철원 대마리 일대 등에 있다는 지뢰 무덤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지뢰를 관리해야 할 군 당국들도 까맣게 모르는 고밀도 미확인 지뢰지대가 곳곳에 남아있는 셈인데, 앞서 1번~4번과는 달리 이곳은 외양으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어느 곳보다 지뢰의 밀도가 높은 곳입니다.

접경지대에서 오래 거주한 주민들이나 고철업자 사이에 입으로만 전해지는 있는 지뢰 정보를 군부대가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야 할 또 다른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