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자료 미 존재”

YTN 데이터 저널리즘 팀은 펀치볼 지역에서 발생한 과거 지뢰 사고 위치 정보를 공개할 것을 합동참모본부에 청구했습니다. 지뢰 사고 정보는 미확인 지뢰 지대의 민간인 지뢰 사고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사진의 답변 자료를 보면 군 당국은 양구군 해안면 지역에서 1960년대 이후 모두 14건의 민간인 지뢰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평화나눔회가 파악한 40여 건의 사고, YTN이 사고 위치를 확인한 35건의 지뢰 사고의 절반도 안 되는 분량입니다.

합참 답변 자료는 그마저도 사고 내용이 대부분 '자료 미 존재'로 표시되었고, 사고가 난 위치는 리 단위로밖에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펀치볼뿐 아니라 접경지대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군 당국과 경찰서 등에 과거의 지뢰 사고 정보와 위치 정보를 문의했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은폐와 철저한 조사 사이-

블랙박스 사고 해야

영국 저명 언론인인 매슈 사이드는 그의 저서인 <Black Box Thinking>에서, 과거의 사고에서 배워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시스템과 문화를 ‘블랙박스 사고(思考)’라고 소개합니다.

 사고가 난 항공기의 블랙박스의 데이터를 통해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파헤쳐, 항공 운항의 안전성을 높여나가는 태도를 말하죠.

이런 항공업계 문화의 대척점에 있는 대표적인 조직의 사례로 의료계를 듭니다. 의료진의 오진 기록이 알려질 것이 두려워 잘못된 치료 사실도 은폐하고, 오진의 피해가 계속되는 악순환으로 빠진다는 얘기입니다.

60여 년간에 걸친 각 지역의 지뢰 사고 정보는 잇따르는 민간인 지뢰 사고 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블랙박스 데이터와도 같습니다. 전체 지뢰 구역의 매설 밀도와 민간인 동선, 관리 부실 등이 맞물려 나타나는 지뢰 사고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군 당국과 정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속된 민간인 지뢰 사고를 그저 쉬쉬하고 덮고 넘어가야 할 일 정도로 소홀히 여긴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  I  취재기자 : 함형건 김수진   I   리서처 : 권오은  I   디자이너 : 나예진 유영준  I   촬영기자 : 이상엽

도움을 주신 분들  I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  I  지뢰문제 활동가 정인철  I  사단법인 평화나눔회

                                   국방부 지뢰피해자지원단  I  서정호씨 등 해안면 주민들

문의   I    hkhahm@ytn.co.kr

                       국방부 지뢰피해자지원단서정호씨 등 해안면 주민들

도움을 주신 분들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지뢰문제 활동가 정인철사단법인 평화나눔회